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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9월 11일(구월 하루)

구월의 아침이 선득하다. 여섯 시 무렵 십이삼도이니 춥다라는 말까지 나와도 올여름 더위에 놀랐던지라 더운 것보다 낫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겉옷 하나 걸치면 그만인데 구월이 이래도 되나. 잠시 이러다 가을 낮더위가 찾아올테지만 아무도 알 수 없는 이상기후가 두렵기만 하다. 예전에도 이랬지라는 반가운 말이 되살아났으면 좋겠다. 도토리가 떨어지고 밤송이가 벌어지고 벼이삭이 누렇게 고개 숙이는 들판이 그대로이면 좋겠다. 간담 서늘한 이야기들이 환상이었으면 좋겠다. 엊그제 거의 매일 지나는 도로가에 차를 세웠다. 밤송이가 남의집 산이지만 초입에 떨어져 있었다. 뭔 눈에 뭐만 보인다고 세 군데 점찍어둔 밤나무가 있어 가을만 돼봐라 했는데 그 중의 한 곳이다. 아직 벌어질 때가 멀었는지 발로 비벼대도 살 속에 파..

일상 2026.09.11

2026. 9월 9일(구월 하루)

도전에 작품을 출품하라는 문자가 왔다. 다른 해 같으면 봄에 왔는데 그냥 지나가길래 이제 끝인가 서운함도 없이 잊었었다. 한두 번 있는 작품 내면 추천작가가 된다. 이런 걸 목적으로 그림을 시작했다면 진즉 더한 작가도 되었을 게다. 버티다 끼어든 출품은 내내 마음을 어지럽혔다. 최소 작가라 함은 그림치에게 그림을 가르칠 수는 있어야할텐데 가르치기는 커녕 내가 배워야 할 것들이 한참이나 남았는데 이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허영에 부푼 쓸데없는 일은 아서야지 홀로서기를 못해 허둥하는 판에 무슨 출품인가. 애초 발을 헛디딘 내가 어리석음을 이제서야 안다. 날씨탓이기도 하고 집 앞으로 뚫린 길이 더 가까워서이기도 하고 도서관을 자주 갔다. 김애란 소설 '비행운' 을 후딱 읽었다. 삼십 대인 성해나 소설을 읽..

일상 2026.09.09

2026. 9월 4일(구월 하루)

늘 그렇듯 자고 일어나니 가을이 왔다. 일교차가 심하니 한낮이 삼십 도를 넘어도 집안에 있으면 에어컨 없이도 선선하다. 지금 딱 이만큼만이라는 말이 절로 난다. 엊그제 장에 가서는 햇밤이 나와 벌써 삶아 먹었다. 다음 장날에도 그 집에 가서 사려고 한다. 밤맛도 좋았지만 벌레 먹은 밤이 하나도 없었다. 나는 밤이 나올 무렵이나 옥수수나 복숭아가 나올 즈음이 되면 일찍 장으로 간다. 운이 좋게 구미에 맞는 것이 보일 때도 있고 다음 장날을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구월 첫 장날 긴 장터를 한 집도 빠짐없이 샅샅이 뒤졌다. 밤이나 콩을 구입하려면 한 바퀴 돌면서 점찍어 둔 집에 가서 구입하곤 한다. 햇밤은 세 군데에 있는데 두 집은 밤 크기는 크나 때깔이 좀 아닌 것 같고 한 집은 밤송이를 직접 벌려 놓고 ..

일상 2026.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