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엷은 비 속에서 작별을 하고 있다. 칠전동 가는 길에도 퇴계동 가는 길에도 노랗다. 의암호 카약 타는 곳 근처에는 마로니에 나무 대여섯 그루가 있다. 제법 오래 되었는지 기둥이 굵고 높이가 있어 여름엔 그늘이 되어주고 가을엔 노란 단풍이 가슴 설레게 한다. 그 중 한 그루는 이파리가 온전한 채 물이 들었는데 그 아래 들어가 한참이나 서 있었다. 햇빛 속의 물든 마로니에 잎들이 투명한 노란빛으로 얼굴을 색칠했다. 어감이 좋아 작품에 마로니에를 많이 쓰는 줄 알았는데 허영이 아니라 값진 많은 것들을 가지고 있음을 이제서야 안다. 어디까지 클 지 모를 미루나무 또한 묘한 여운을 남긴다. 우리 아파트 놀이터에 있는 화살나무 잎을 보며 크림슨레이크에 징크화이트 몇 방울 섞으면 저 잎색이 되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