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풍물시장에서 생팥을 샀다. 그것도 딱 한 집 작은 소쿠리에 얄팍하게 담은 두 줌 될까말까 하는 팥을 사면서 횡재한 기분이었다. 사람들이 생팥을 많이 찾으면 짧은 기간일지라도 생팥 구하기가 어렵지 않을텐데 순천에서도 춘천에서도 눈 씻고 잘 찾아야 하는 게 생팥이다. 내일 장날이어 한 번 더 찾아보려고 하지만 아마도 생팥은 지난 장이 끝물이었지 싶다. 마른 팥으로 지은 밥은 깊이감이 있지만 생팥은 생팥 나름의 덜 떨어진 맛이 있는데 그걸 맛보고 싶어 한다. 미식가도 아닌 내가 생팥이나 덜 익은 생밤을 꼭 먹었으면 하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어쨌든 그래야 가을이고 허전한 마음이 풀어지고 그렇다. 아침에 생팥을 넣고 호박죽을 끓였다. 나는 노오란 호박죽보다 갈색에 가까운 호박죽을 좋아한다. 색깔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