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의 아침이 선득하다. 여섯 시 무렵 십이삼도이니 춥다라는 말까지 나와도 올여름 더위에 놀랐던지라 더운 것보다 낫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겉옷 하나 걸치면 그만인데 구월이 이래도 되나. 잠시 이러다 가을 낮더위가 찾아올테지만 아무도 알 수 없는 이상기후가 두렵기만 하다. 예전에도 이랬지라는 반가운 말이 되살아났으면 좋겠다. 도토리가 떨어지고 밤송이가 벌어지고 벼이삭이 누렇게 고개 숙이는 들판이 그대로이면 좋겠다. 간담 서늘한 이야기들이 환상이었으면 좋겠다. 엊그제 거의 매일 지나는 도로가에 차를 세웠다. 밤송이가 남의집 산이지만 초입에 떨어져 있었다. 뭔 눈에 뭐만 보인다고 세 군데 점찍어둔 밤나무가 있어 가을만 돼봐라 했는데 그 중의 한 곳이다. 아직 벌어질 때가 멀었는지 발로 비벼대도 살 속에 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