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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8월 31일(팔월 마지막 날)

좁은 땅 안에서도 뉴스를 보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다. 새벽녘에 굵은 빗줄기 소리가 잠깐 스치듯 지나가고 오는듯마는듯 창문밖으로 손등을 내밀거나 우산을 쓴 사람이 보이거나로 비가 내림을 알 수 있다. 그래도 오래 산 곳이라고 순천이나 전주 근방의 호우소식이 뜨면 살펴보게 된다. 도로에 물이 콸콸콸 쏟아지고 담벼락이 무너지고 교통사고가 나고 가뭄이어 쩍쩍 갈라진 저수지의 밑바닥을 본 지가 엊그제 같은데 갈수록 극한으로 치닫는 날씨가 어디 날씨뿐이랴마는 두렵고 가슴이 서늘하다. 먼나라 남의 일로만 느꼈던 일들이 점차로 가까워지고 있다. 물부족으로 식량부족으로 멸망할 거라고 전쟁이 어디에서 터질지 모른다고 먹먹한 현실앞에 손놓고 있는 내가 무기력할 뿐이다. 김애란 소설을 빌려오라 했더니 성해..

일상 2026.08.31

2026. 8월 27일(팔월 하루)

커피가 다시 돌아왔다. 한 달 넘게 원두를 갈지 않았을까 싶다. 드립 기구들도 이참에 정리를 하고 생각은 거창했었다. 그걸 이겨내느라 아침에 졸기도 하고 심심풀이 땅콩이라고 하듯 별별 아침을 다 보냈다. 토요일을 핑계삼아 가까운 로컬옆 가게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사들고 오는 옆사람 발걸음이 그렇게 가벼울 수가 없었다. 처음엔 토요일이니까 하더니 월요일도 가고 하루 건너 뛰기가 무섭게 일상이 되려고 했다. 그 옆에서 아주 쬐끔 얻어마시는 나도 어떤 꿈틀임이 되살아나고 있었다. 비가 오던 어느 주말 소울로스터리에 갔는데 커피 끊기는 틀렸구나 했다. 기업처럼 큰 가게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그날은 무슨 일인지 비를 맞은 소나무가 내가슴에 액자처럼 들어앉는 것이었다. 그 풍경이 눈에 선하고 다양한 원두를 드립..

일상 2026.08.27

2026. 8월 25일(팔월 하루)

정애선선생님과 오랫만에 길게 통화를 했다. 많은 이야기를 공유하고 있으니 그간의 변화와 새로 생길 어떠한 것들에 대해 부연만 곁들이면 금세 현실을 읽을 수 있다. 몇 년 전 갑작스레 떠난 오빠의 기일을 여전히 찾고 있고 그 김에 임실 호국원에 계신 아버지를 뵙고 올캐의 생일을 챙겨주고 딸과 함께 잘 살고 있다. 그러면서 아버지 기일은 기일대로 꼭 찾는다. 나는 좀 가까운 곳에 살 때도 아버지 계신 호국원을 기일 때만 갔고 지금은 멀다는 이유로 아예 참석할 생각을 안 한다. 애선샘을 만나거나 통화를 하고 나면 아버지나 형제지간에 대해 한 번 고민해보고 생각해보고 그런다. 꾸준히 색스폰 레슨을 받고 동호회 활동을 부지런히 한다. 동호회에서 요양원엘 자주 가는데 그들 앞에서 연주를 할 때면 눈물이 난다고, 눈..

일상 2026.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