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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9월 9일(구월 하루)

도전에 작품을 출품하라는 문자가 왔다. 다른 해 같으면 봄에 왔는데 그냥 지나가길래 이제 끝인가 서운함도 없이 잊었었다. 한두 번 있는 작품 내면 추천작가가 된다. 이런 걸 목적으로 그림을 시작했다면 진즉 더한 작가도 되었을 게다. 버티다 끼어든 출품은 내내 마음을 어지럽혔다. 최소 작가라 함은 그림치에게 그림을 가르칠 수는 있어야할텐데 가르치기는 커녕 내가 배워야 할 것들이 한참이나 남았는데 이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허영에 부푼 쓸데없는 일은 아서야지 홀로서기를 못해 허둥하는 판에 무슨 출품인가. 애초 발을 헛디딘 내가 어리석음을 이제서야 안다. 날씨탓이기도 하고 집 앞으로 뚫린 길이 더 가까워서이기도 하고 도서관을 자주 갔다. 김애란 소설 '비행운' 을 후딱 읽었다. 삼십 대인 성해나 소설을 읽..

일상 2026.09.09

2026. 9월 4일(구월 하루)

늘 그렇듯 자고 일어나니 가을이 왔다. 일교차가 심하니 한낮이 삼십 도를 넘어도 집안에 있으면 에어컨 없이도 선선하다. 지금 딱 이만큼만이라는 말이 절로 난다. 엊그제 장에 가서는 햇밤이 나와 벌써 삶아 먹었다. 다음 장날에도 그 집에 가서 사려고 한다. 밤맛도 좋았지만 벌레 먹은 밤이 하나도 없었다. 나는 밤이 나올 무렵이나 옥수수나 복숭아가 나올 즈음이 되면 일찍 장으로 간다. 운이 좋게 구미에 맞는 것이 보일 때도 있고 다음 장날을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구월 첫 장날 긴 장터를 한 집도 빠짐없이 샅샅이 뒤졌다. 밤이나 콩을 구입하려면 한 바퀴 돌면서 점찍어 둔 집에 가서 구입하곤 한다. 햇밤은 세 군데에 있는데 두 집은 밤 크기는 크나 때깔이 좀 아닌 것 같고 한 집은 밤송이를 직접 벌려 놓고 ..

일상 2026.09.04

2026. 8월 31일(팔월 마지막 날)

좁은 땅 안에서도 뉴스를 보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다. 새벽녘에 굵은 빗줄기 소리가 잠깐 스치듯 지나가고 오는듯마는듯 창문밖으로 손등을 내밀거나 우산을 쓴 사람이 보이거나로 비가 내림을 알 수 있다. 그래도 오래 산 곳이라고 순천이나 전주 근방의 호우소식이 뜨면 살펴보게 된다. 도로에 물이 콸콸콸 쏟아지고 담벼락이 무너지고 교통사고가 나고 가뭄이어 쩍쩍 갈라진 저수지의 밑바닥을 본 지가 엊그제 같은데 갈수록 극한으로 치닫는 날씨가 어디 날씨뿐이랴마는 두렵고 가슴이 서늘하다. 먼나라 남의 일로만 느꼈던 일들이 점차로 가까워지고 있다. 물부족으로 식량부족으로 멸망할 거라고 전쟁이 어디에서 터질지 모른다고 먹먹한 현실앞에 손놓고 있는 내가 무기력할 뿐이다. 김애란 소설을 빌려오라 했더니 성해..

일상 2026.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