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위로 모든 걸 잊어버리게 생겼다. 이 방에 들어와 기록하는 것도 언제 뭘 했는지도 더위에 다 놓쳐버렸다. 7월 25일 홍천 옥수수축제에 갔던 기억, 오후 7시 넘어 의암호를 걷던 기억. 무엇이 비켜가게 했는지 며칠째 아침 두 시간 산책을 안 하고 있다. 칠월 말쯤 해서는 간단한 여행도 계획했었다. 막상 무더위와 부딪히니 차 타고 어딜 이동한다든가 거기 가서 걷는다든가 하는 생각들이 말끔히 거둬들여졌다. 무료해도 집에서 집 가까이서 지내는 게 상책이라는 결론 하에 부엌에서만 벗어나보기로 했다. 며칠까지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요리를 위해 불 켜는 일을 내 손으로 먹거리를 마련하는 일을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놓아 보기로 한다. 오늘은 집 뒤 청소년도서관 휴관일이어 명물닭갈비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엔 퇴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