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사한 음식 두 접시를 하려 했다. 아무리 뒤져도 맘에 맞는 메뉴가 없다. 브로콜리 요리를 찾으면 버터를 넣고 볶다가 굴소스 어쩌고 하면 패스, 왜 좋은 재료 갖다가 본래의 신선한 맛을 없애고 양념으로 맛을 얼버무리는지 내 취향은 아니다. 그냥 원래 하던 내 스타일대로 하자. 저녁을 가볍게 하자는 핑계도 있으니. 그렇다 해도 상을 차렸는데 보기에 너무 빈약하면 술맛이 가실 것 같아 마트에서 간단히 장을 보고 냉장고를 뒤져 이만큼 차렸다. 부채살 구이, 두부 동그랑땡, 야채 리코타치즈샐러드, 어묵탕 그리고 와인 두 잔...사실 입에 대지도 못하는 와인은 부딪히기 위해 따랐을 뿐. 건배하고 난 와인은 따라 내고 마릴린 먼로가 그려진 시원한 맥주를 한 입 마신다. 와인잔에 맥주를 마실 수 있다는 것만도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