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입맛은 믿을 게 못 된다. 가리는 것도 많고 호불호가 심하다. 이렇게 말하다 보니 내 성격만큼이나 까칠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를 위안 삼아 내뱉는 말인지 모르지만 내가 고른 음식은 먹고 나도 배가 아프지 않고 한번은 더 먹고 싶은 음식이라고 말하고 싶다. 극히 적은 사람이 말해서 문제지 내가 편안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듯이.
가을에 구례 예술인 마을에 갔다. 마인 브롯트라는 빵집이 괜찮다는 소문을 듣고 예술인 마을도 한 바퀴 돌고 겸사겸사 갔는데 마을 안에 있어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예쁘고 단정한 예술인 마을에 빵맛 나게 생긴 아담한 가게가 마인 브롯트였다. 깨끗하고 아늑하고 친절하고 가을 하루를 여행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듯 했다. 몇 가지를 담아 와 냉동실에 넣어두었다가 커피 마실 때 꺼내 약불로 후라이팬에 뚜껑 닫아 구워 올리브유에 발사믹식초 한 방울 떨어뜨려 찍어 먹으면 고소하니 맛있다. 택배가 가능하다고 해 주문했더니 오늘 아침에 깔끔하게 포장되어 왔다.
아무리 좋고 맛있는 음식도 적당히 먹는 게 최선이다. 몇 조각 꺼내 커피와 함께 하니 마음이 부자가 된 듯하다. 얼마나 가지런하게 보내 왔는지 냉동실에 넣는데 저절로 정리가 된다. 겨울 바람에 몸은 시려도 이런 사람들과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싶다.
'맛집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2. 6월 25일(가곡동 부부 만찬) (0) | 2022.06.25 |
---|---|
2022. 5월 23일(구례 돌담수제비칼국수) (0) | 2022.05.23 |
구례목월빵집 (0) | 2020.12.22 |
2020. 10월 15일(가곡동 부부밥상) (0) | 2020.10.15 |
가곡동 부부밥상 3 (0) | 2020.04.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