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이야기

2020. 10월 15일(가곡동 부부밥상)

꽃그린이 2020. 10. 15. 10:50

 화실선생님이 여수 갯바위에서 낙시한 문어를 많이 주셨다. 왠지 질길 것 같아 젓가락이 안 가는 음식이었는데 문화의 거리 옥천에서 돌문어빠쉐라는 음식을 먹으면서 문어가 맛있다는 걸 알았다. 한 봉지는 냉동실에 아껴두고 한 봉지만 꺼내어 밀가루에 바락바락 문질러 머리손질하고 삶았다. 무와 양파를 썰어 30분간 끓인 물에 오분 삶아 찬물에 헹궜다. 크지 않아도 다섯 마리다 보니 많아서 절반은 앞집에 주었다. 문어 삶은 물은 놔뒀다가 국물요리할 때 쓰면 맛있다고 앞집엄마가 가르쳐주어 따로 보관하고 초고추장 만들고 백조기살전도 지지고 불고기도 하였다. 야채는 샐러리로.

가곡동 부부밥상

 이맘때부터 삶아 냉동실에 보관했던 무청시래기로 된장국을 끓였다. 마지막 남은 시래기를 꺼내면서 일년이 금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청 삶을 때가 온 모양이다. 돌문어 다리살이 연하고 맛있어 접시를 다 비웠다. 입술만 적신 와인이지만 시월의 가곡동 저녁은 따뜻하고 한사람이 음식하면 한사람은 설겆이 하고 마루 닦고 있으면 한사람은 쓰레기버리러나가고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아는 삼십일년의 세월을 같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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