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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6월 23일(유월 하루)

남부지방은 장맛비가 많이 내렸나본데 춘천은 햇빛이 뜨겁다. 빨래가 잘 마르는 걸 보니 습하지도 않고 아직 뜨거운 바람은 아니라서 바람만 불어주면 시원하다. 창문이 맞바람 치게 나 있어 음식냄새도 잘 빠지고 공기순환도 잘 되어 청소하고 나면 상쾌하다. 이전 가곡동 우리집도 맞바람이 통해서 참 시원했는데 집을 팔려고 내놓으니 산뷰가 아니라고 하도 뷰타령을 해서 사람들이 뷰를 중요시 하는 걸 나는 왜 몰랐을까 했다. 어차피 비슷한 구조에 현관문 닫고 집에 있으면 날씨나 살피려고 밖을 한 번 보거나 어쩌다 단풍나무 물든 잎이 고와서 한 번 내다보거나 할 뿐 뷰를 보는 일이 내겐 별로 없었다. 있는 천조각을 이리저리 바꾸거나 계절이나 분위기에 맞게 그림을 교체하거나 커피분위기를 새롭게 하여 집안의 공기를 즐기고 ..

일상 2025.06.23

2025. 6월 18일(유월 하루)

밥에 대해 집착인지 애착인지 모를 어떨 땐 그놈의 밥이라고도 했다가 어떨 땐 역시 밥이 최고야로 극과 극을 이루기도 한다. 매일 먹는 음식이니 해석이 다양할 수밖에. 밥이 맛있으면 반찬이 없어도 묻어갈 수 있고 밥이 따뜻해야 집안에 온기가 돈다는 등 갓지은 밥에 대한 어른들의 조언이랄까 귀에 못이 박히도록 어릴 때 듣던 말이다. 없이 살던 시대이니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까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여지껏 나는 그 말에 신뢰를 거하게 하고 있고 몇십 년을 밥만큼은 정성을 다하여 짓는다. 열 살 넘어 세상을 알아갈 때 쌀이 풍족하여 남은 쌀밥을 삭혀 수시로 단술을 맛보기도 하였고 항시 쌀이 부족하여 쌀독을 긁어야하는 시렁에 보리밥이 매달린 가난한 날을 보내기도 했다. 어찌됐든 가난한 살림에서도 밥을 굶지는 않고 ..

일상 2025.06.18

2025. 6월 16일(유월 하루)

여수는 비가 많이 오는 모양인데 여기는 비온다는 예보 시간하고도 비껴나가 언제 비가 뿌릴 건지 종잡을 수가 없다. 갑자기 내릴 것 같아 우산만 필수인 그런 흐릿한 하늘이다. 큰 나무가 많고 물이 많아 얼핏 시원할 줄 알았는데 아랫녘보다 더 더운 것 같다. 자연의 변화를 알 수야 없지만 순천에 살면서 항상 감사했던 게 순천의 날씨였다. 기복이 심하지 않고 자연재해도 덜한 평온한 곳 그래서 이곳을 떠나면 날씨가 그리울 거라는 생각을 항시 하고 살았다. 봄가을은 어디나 다 살기좋으니 별 생각이 없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하는가 싶으니 순천생각이 난다. 변두리 내집은 넓어서 맞바람 치는 창문을 열어 놓으면 밤꽃향기를 조용히 맡을 수 있었다. 아직 적응이 덜 되었나. 아파트 밀집지역 신시가지에 오니 창문을 열면 온..

일상 2025.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