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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6월 5일(유월 하루)

우리가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 때 도덕적인 기준이나 능력의 기준 같은 걸 보고 정할 것 같아도 실은 내 이익에 따라 선택한다고 한다. 나야 사회생활이라고 해봤자 학교생활 삼십 여년이 고작이지만 그 안에서 근시안적이나마 나름 보고들은 게 있다. 작은 집단 열 명 남짓한 공간에서 많게는 칠십 여명이 회의를 하는 공간에서 사람들은 서로를 판단하고 가늠한다. 시간이 흐른 뒤에 같이 근무했던 사람들의 사람 보는 눈은 비슷했다. 뭔가를 해보려고 남의 눈치 안 보고 열심히 공부하고 애들 눈높이에서 행동하고 진심으로 아이들을 사랑하는 사람이 희귀하지만 있긴 있었다. 같이 있을 때 존경한다고 한 마디라도 건넬 걸 왜 그냥 스치기만 했는지 모른다. 그런 사람이 승진할 리 만무하고 투표할 기회라도 있었다면 꾹 찍었을텐데...

일상 2025.06.05

2025. 6월 1일(서울 나들이)

이곳으로 터전을 옮기면 서울이 가까워 종종 서울에 갈 수 있겠다는 게 이사를 하는 장점 중 하나였다. 한 나라의 수도인 만큼 둘러볼 곳도 많고 찾아보면 문화적 혜택도 누릴 기회가 많아 괜히 서울이 아니라는 걸 겪어보고 싶었다. 순천에서 예술의 전당 공연을 한 번 보려면 교통비에 숙소까지 큰맘 먹어야 할 수 있는 일이어 실행하기가 쉽지 않았다. 마침 오월 말일 예술의 전당에 손열음과 함께 하는 캐나다 국립아트센터 오케스트라 음악회가 있어 예매를 해뒀었다. 이제 생생하게 라이브를 즐기게 생겼네. 마치 코앞에 서울이 있기라도 한 양 느긋하게 움직였다. 오후 한 시 이십 분에 집을 나와 남춘천역에서 두 시 사분 아이티엑스를 타고 청량리역에서 내렸다. 어떤 기계를 이용하면 나가는곳으로 가지 않고 내린 곳에서 바로..

여행 이야기 2025.06.01

2025. 5월 31일(오월의 마지막 날)

오월의 마지막 날이라고 해야하나, 봄의 끝날이라고 해야하나. 하여튼 아침 여섯 시 기온은 십일도 낮기온은 이십육칠도 오늘은 이십 팔도라고 한다. 아침 산책을 하다보니 긴 팔도 약간 도톰해야지 아니면 소름마저 돋는 쌀쌀한 공기다. 일교차가 남녘보다 훨씬 크고 호숫가 산너머로 안개가 자욱하게 낀 게 아직 낯설다. 비가 내리지 않고 다리도 성성하여 일주일을 빠짐없이 걸었다. 오전에 커피 반 잔쯤 마시고 오후에 또 반 잔 마시고 하루 두 번으로 커피가 늘었다. 오후 커피는 얼음이 들어간 걸로 어쩌다보니 일상이 되려 한다. 하루를 시작하게 하고 기분을 들었다놨다 하고 주변을 환기하는 커피의 순기능을 다 누리며 커피에게 고마움과 애정을 담뿍 느끼며 산다. 어제 우연히 접한 춘천역에 이재명이 온다는 소식에 점심도 먹..

일상 2025.05.31